뉴욕 유엔 총회장 내부(이미지) · 사진: Patrick Gruban, cropped and downsampled by Pine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국제학교 모의유엔(MUN) 준비법 —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문서와 절차'를 알아서 이기는 활동
1. MUN은 무엇을 하는가 — 역할·문서·절차 세 가지
MUN은 학생들이 유엔의 여러 위원회를 본떠 회의를 여는 활동입니다. 학교 안에서 동아리로 연습하고, 다른 학교들이 모이는 대회(Conference)에 나갑니다. 헤이그의 THIMUN처럼 오래된 국제 대회부터 도시·지역 단위 대회까지 규모가 다양합니다. 대회마다 규칙이 조금씩 다르니 아래는 일반적인 구조로 읽어 주세요.
- 역할 — 학생 대부분은 특정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Delegate)가 됩니다. 한국 학생이 한국이 아니라 브라질이나 노르웨이를 맡는 일이 흔합니다. 회의를 이끄는 의장(Chair), 대회 전체를 운영하는 사무국(Secretariat)은 경험이 쌓인 학생이 맡습니다
- 위원회(Committee) — 총회 산하 위원회, 안전보장이사회, 인권·환경·보건 관련 기구 등을 본뜬 방이 나뉘고, 방마다 의제(Topic)가 미리 공지됩니다
- 문서 — 대회 전에 내는 입장문(Position Paper / Policy Statement), 회의 첫머리의 기조연설(Opening Speech), 회의 중 여러 나라가 함께 만드는 결의안(Draft Resolution)과 그 수정안(Amendment)
- 절차 — 발언 순서를 정하는 발언자 명단(Speakers' List), 주제를 좁혀 짧게 발언하는 모더레이티드 코커스, 자리에서 일어나 자유롭게 협상하는 언모더레이티드 코커스, 그리고 이것들을 요청하는 동의(Motion)와 표결
결의안은 보통 전문(Preambulatory clauses)과 본문(Operative clauses) 두 부분으로 씁니다. 전문은 "Recalling…", "Noting with concern…"처럼 배경을, 본문은 "Calls upon…", "Encourages…"처럼 무엇을 하자는지를 번호를 붙여 적습니다. 이 형식을 아는 학생과 모르는 학생은 첫 회의부터 차이가 납니다.
2. 한국식 토론대회와 무엇이 다른가 — 6가지 비교
| 항목 | 한국식 토론대회 | MUN |
|---|---|---|
| 입장 | 찬성·반대 중 하나 | 맡은 나라의 실제 입장 — 내 생각과 달라도 그 나라처럼 말해야 함 |
| 목표 | 상대를 논리로 이기기 | 여러 나라를 모아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
| 말하는 시간 | 정해진 순서·시간 | 짧은 발언 + 자유 협상 시간이 김 |
| 글쓰기 | 원고·요약 중심 | 입장문·결의안 형식이 정해져 있음 |
| 평가 | 심사위원 점수 | 의장단이 발언·문서·협상 기여를 보고 상을 주는 대회가 많음 |
| 팀 | 같은 팀끼리 준비 | 대회장에서 처음 만난 다른 학교 학생과 손잡아야 함 |
표의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MUN은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같은 편을 만드는 활동이라, 학교 그룹 프로젝트에서 쓰는 힘과 같은 근육을 씁니다.
3. 한국 학생이 막히는 5장면
- "우리나라라면…"으로 말하기 — 맡은 나라가 아니라 한국이나 자기 생각을 말해 버립니다. 맡은 나라의 정부 발표·유엔 표결 기록부터 찾아야 합니다
- 절차 용어에서 얼어붙기 — 의장이 "Are there any points or motions on the floor?"라고 물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첫날을 그냥 흘려보냅니다
- 언모더레이티드 코커스에서 자리 지키기 — 자유 협상 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으면 결의안 작성 그룹에 이름이 빠집니다. 결의안의 공동 제출국(Sponsor·Signatory) 목록에 들어가는지가 기여를 보여 줍니다
- 연설문을 통째로 외우기 — 기조연설은 준비해 가도 되지만, 이후 발언은 다른 나라의 말에 반응해야 합니다. 외운 원고는 흐름이 바뀌면 쓸 수 없습니다
- 결의안 형식 실수 — 본문 조항을 동사로 시작하지 않거나, 유엔이 할 수 없는 일(특정 나라에 명령하기 등)을 적어 수정안에서 무너집니다
4. 자주 하는 오해 5가지
- "영어를 잘하는 아이만 나간다" → 처음엔 작은 위원회·교내 대회부터 나가는 학생이 많습니다. 준비한 문서가 있으면 말이 짧아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 "상을 받아야 의미가 있다" → 상은 대회마다 기준이 달라 들쭉날쭉합니다. 원서에서는 의장·사무국 같은 역할로 이어졌는지, 어떤 주제를 깊게 다뤘는지가 설명하기 좋습니다
- "성적에 들어간다" → MUN 자체는 과목 성적이 아닙니다. 학교에 따라 IB CAS 활동으로 인정되기도 하니 담당 교사에게 확인하세요
- "시사 상식만 많으면 된다" → 상식보다 맡은 나라의 실제 정책 문서와 결의안 형식이 점수를 가릅니다
- "대회 직전에 몰아서 준비하면 된다" → 입장문 마감은 대회 몇 주 전인 경우가 많고, 늦게 내면 상 대상에서 빠지는 대회도 있습니다. 공지가 나오면 마감부터 달력에 적으세요
5. 대회까지 4단계 — 이렇게 준비합니다
- 나라·위원회 배정 받은 주 — 의제 안내문(Background Guide)을 읽고, 맡은 나라의 입장 세 줄(무엇을 원하나·무엇을 반대하나·누구와 손잡을 수 있나)을 적습니다
- 2~3주 전 — 입장문 초안. 근거는 그 나라 정부·유엔 공식 자료에서. 인용 표시를 정확히 합니다(→ 학문적 정직성)
- 1주 전 — 기조연설 1분 원고 + 절차 표현 카드(동의 요청·질문·수정안 제안 문장 10개 정도). 결의안 본문 조항 3~5개를 미리 써 봅니다
- 대회 후 — 결의안에 어떤 조항이 들어갔는지, 어느 나라와 함께 했는지 한 장으로 남기기. 나중에 원서 활동란·인터뷰에서 그대로 쓰입니다(→ 방과후·클럽활동(ECA·CCA))
6. 집에서 도와도 되는 선 vs 안 되는 선
| 일 | 도와도 되는 것 | 안 되는 것 |
|---|---|---|
| 자료 조사 | 어디서 찾는지 같이 보기 | 요약본을 대신 만들어 주기 |
| 입장문·결의안 | 형식이 맞는지 질문으로 짚어 주기 | 문장을 대신 쓰기 |
| 연설 | 들어 주고 시간 재기, 예상 질문 던지기 | 원고를 고쳐 외우게 하기 |
| 일정 | 마감·대회 날짜 달력에 함께 적기 | 학교에 대신 제출하기 |
기준은 한 줄입니다. "대회장에서 아이가 그 문서로 즉석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남이 쓴 문장은 질문 하나에 무너집니다.
과외에서는 MUN을 따로 떼어 가르치기보다 영어 에세이의 "주장-근거-설명" 구조를 입장문에, 학교 발표 연습을 기조연설에 그대로 연결합니다. 문서를 쓰는 힘은 결국 영어 과목 점수로도 돌아옵니다(→ 국제학교 영어공부법).
관련 검색어: 국제학교모의유엔 · 국제학교MUN · MUN준비 · 모의유엔준비 · 모의유엔영어과외
정리
MUN(모의유엔)은 영어 말하기 대회가 아니라 맡은 나라의 입장을 조사하고, 입장문·결의안을 형식대로 쓰고, 절차에 맞춰 협상하는 활동입니다. 꼭 가져가실 것은 두 가지입니다. "유창함보다 문서와 절차 — 준비한 만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상보다 역할과 기록 — 대회가 끝나면 한 장으로 남긴다". 아이의 영어 글쓰기와 발표가 지금 어디쯤인지 궁금하시면 30분 무료 수업으로 먼저 확인해 보세요. (대회 규칙과 학교 활동 기준은 대회·학교마다 다르니 담당 교사의 안내를 직접 확인하세요.)

